한약재서 항당뇨 효과 물질 규명
한의학 산·학·연 집중 연구와 투자 필요
지난달 21일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한의약육성법 개정안에 따르면 만성, 난치성질환의 극복을 위해 정부는 국가 R&D사업에 한방산업단지를 지정하고 치료기술 및 한약제제 개발을 위한 출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부는 개정안에 대해 지난 11일 의견을 수렴, 오는 9월 정기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사실 한의약육성법의 목표는 한의약기술연구, 치료제 개발 촉진과 관련된 신약개발 성과에 있다. 한약재에서 신물질을 찾는 노력은 당연히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야 하는데 국내 실정은 아직 국제 경쟁력에서 뒤져 있다.
그런데 지난 7일 국내 연구팀이 전통 한약재 속에 들어있는 비만·당뇨 억제물질을 찾아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재범 교수와 생명공학연구원 오원근, 이철호 박사팀은 호주 가번연구소의 데이비드 제임스 박사팀과 공동으로 한약재 황련과 황백에 함유된 ‘베르베린(berberine)’이 항비만 및 항당뇨병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그 의미를 인정받아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발간하는 공식저널인 ‘당뇨병(Diabetes)’지에 ‘8월의 이슈’로 소개됐다.
‘베르베린’ 성분은 한국과 중국 등 동양의학에서 지난 수백년 동안 항균작용과 설사, 감염 등의 치료제로 사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고콜레스테롤증 개선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 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
김재범 교수는 “한약재 성분의 항비만 및 항당뇨 효과를 입증하고, 그 작용 메커니즘을 분자수준에서 규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직 동물실험 단계의 기초 연구성과인 만큼 앞으로 대규모 추가연구가 이뤄지면 비만 또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말대로 한약재 성분과 작용 매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기는 처음이지만 이미 한약물유전체, 단백질기술을 이용한 신약과 치료제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한방산업벤처협회 손영태 회장은 “이 추세대로라면 기존 제약사들도 한방바이오업체와 전략적 협력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며 “난치병치료 물질을 찾는 프로젝트에 한의학 산·학·연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경쟁우위 제품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재규 기자 [bestgo2002@yahoo.co.kr] |